101111은 신포 반경 10킬로미터의 10과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개인/팀) 각각을 의미한다. 인천이 거주지가 아닌 네 작가(개인/팀)는 신포를 중심으로 반경 10킬로미터 지역을 탐사하며 작품을 제작했다. 따라서 이 전시는 참여 작가 수에 따라 10111이 될 수도 있었고 1011111이 될 수도 있었다. 가로로 덧붙이기라는 증식의 상상력을 담은 전시 제목 『101111』은 장소 탐사에 기반을 둔 창작행위에서 무수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IOIIII (신포 반경 10킬로미터)
고주안_권보미_순수인_콘텍트 존
2020.08.01 – 08.15
프로젝트룸 신포
IOIIII
IOIIII (신포 반경 10킬로미터)
101111은 신포 반경 10킬로미터의 10과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개인/팀) 각각을 의미한다. 인천이 거주지가 아닌 네 작가(개인/팀)는 신포를 중심으로 반경 10킬로미터 지역을 탐사하며 작품을 제작했다. 따라서 이 전시는 참여 작가 수에 따라 10111이 될 수도 있었고 1011111이 될 수도 있었다.
가로로 덧붙이기라는 증식의 상상력을 담은 전시 제목 『101111』은 장소 탐사에 기반을 둔 창작행위에서 무수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 작가(개인/팀)는 텅 비어 매끈한 '공간'이 아니라 꽉 차서 번다한 '장소'로부터 문화적이고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다양성을 발견해 조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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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미
권보미 |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그물이 드리우고 있다. 바닥으로 갈수록 그물실은 풀려 분수 물줄기처럼 떨어진다. 바닥에 두텁게 깔린 소금, 자갈을 엮어 매달아놓은 고리, 동그랗게 말린 밧줄 뭉치 같은 오브제들이 구성하는 형태와 조합은 견고함으로부터 멀리 탈주하고 있다.
이 작품은 라틴어 '게니우스 로키genius loci'를 떠올리게 한다. 로마 시대에 이 말은 어떤 장소를 지켜주는 영(靈)을 의미했다. 그물 가게에서 출발한 작가의 상상력은 바다와 접한 동인천 해안가, 생존과 죽음이 번갈아 드나들었을 그곳에 하늘과 땅과 바다를 잇는 소망과 기원(祈願)을 조형의 굿으로 펼쳐놓는다.
고주안 (Koh Juahn)
고주안 | 도형과 패턴이 빽빽하게 이어진다. 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도형들은 꺾어지고 작동하는 기계처럼 보이고, 그 빈틈을 일상의 도상들이 채운다. 스케치 없이 펜과 아크릴 물감으로 단번에 그린 이 작품은 전시가 끝나면 지워질 운명을 안고 있다. 그려졌다가 지워지는 것이 있듯이 채워졌다가 버려지는 것도 있다.
작가는 신포에서부터 차이나타운까지 걷고 걸으며 역설적으로 무장소성placelessness을 발견했다. 어디에나 있는 것이 거기에도 있었다. 『Fake Density』는 장소에 들어찬 인위적인 것의 포화가 획일성을 낳는 장면들을 기계―신체와 접합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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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인
순수인 | 짜깁기하고 페인팅한 헌옷들이 벽과 천장과 마네킹에 걸쳐져 있다. 그 위에 동영상이 투사된다. 관광객이 오가는 월미도의 경관을 찍은 동영상이 투사되는 가운데 변형된 헌옷들에 페인팅을 하는 퍼포먼스 동영상이다. 즉, 이중의 동영상이 이중의 시간을 불러낸다. 인체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졌으며 한때 주인의 체온이 묻었을 헌옷들은 동인천이라는 장소에 대한 은유다.
동인천의 오브제는 해체와 변형을 겪었으나 물리적 형태로 남아 있고, 여기에 월미도라는 실제적이며 상징적인 장소와 페인팅이라는 액션이 광학적, 환영적으로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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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 존 (Contact Zone)
콘택트존 |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는 탈북민 거주지구가 있다. 콘택트존은 이곳을 남과 북의 문화가 만나는 지점으로 설정해 접근하는 한편, 임진각에서 수집한 리본들과 박제 꿩으로 토템폴을 만들었다. 비바람에 빛이 바랬어도 리본들은 한국적인 색감을 지탱한다. 리본에 적힌 '통일' 염원은 무기력하게 흐려져 낭만적으로까지 보이지만, 민화에 친근하게 등장하는 꿩의 형상과 더불어 공동체의 공상을 띄워 올린다. 탈북민 거주지구는 누군가에게 배제의 경계로 작용할 것이다. 장소에 드리운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성격을 콘택트존은 전시장의 창가에서 망원(望遠)과 발견이라는 행위로 찾아보게 한다. ■ 이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