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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7 - 12.30

‘작가실격 作家失格’展 @aa디자인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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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실격』은 젊은 작가들의 사회에 대한 유쾌한 도전, 나아가 젊은 작가로서 겪어야만 하는 현 사회의 변덕과 부조리, 허망함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B급 또는 회색분자 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각자의 개인적 경험과 기억을 사회적 이슈와 연계하여 자신들만의 이미지로 풀어냈다.

참여작가 : 고우리, 고주안, 권빛샘, 박민준, 임상선, 정윤영

Date

2014.12.17 - 12.30

Location

aA디자인뮤지엄

Type

Group Exhibition

작가 실격 作家失格 전시포스터, 2014

작가 실격 作家失格

다자이 오사무의『인간 실격』이라는 소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 일본에서 살아가는 지식인 소설가인 ‘나’의 이야기를 작가 본인의 이야기와 결부시켜 연재한 작품이다. 실제로 작품의 연재가 끝난 후 작가는 자살했다. 이 작품을 둘러싼 단어는 한마디로 ‘허무’와 ‘무기력’이다.

패전 후 황폐화된 건 나라뿐만이 아니었다. 한 예술가의 정신세계까지 마치 히로시마에 터진 원자폭탄처럼 산산조각 난 것이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처럼 생을 마감했다고 하더라도 세계 문학사에 그가 남긴 자취는 영원하다. 온 몸을 엄습하는 생에 대한 두려움과 세계에 대한 환멸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썼다. 작업을 멈추지 않았고 그는 보통의 인간이 아닌 작가가 되었다.

●『작가 실격』은 젊은 작가들의 사회에 대한 유쾌한 도전, 나아가 젊은 작가로서 겪어야만 하는 현 사회의 변덕과 부조리, 허망함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B급 또는 회색분자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각자의 개인적 경험과 기억을 사회적 이슈와 연계하여 자신들만의 이미지로 풀어냈다.

■ 오승준

고우리 작가

작가노트 |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있어 불편한 대상으로 다가왔다. 불편함은 불안, 공포, 스트레스로 까지 번지는데,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기까지 한다.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흘러가는 우리의 삶은 어느 순간부터 빠르다 못해 가벼워지기 시작한다.

가벼운 관계 속 겉치레, 빈말, 가면 같은 모습은 홍수처럼 쏟아져 난무한다. 이런 가벼운 마음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는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감추기 위해 온화하고 고요한 이미지를 가진 식물의 갑옷을 두른다. 본인은 감췄다고 생각하지만 신체와 결합된 식물은 화폭에서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 기괴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상에 존재 하지 않는 생물체를 통하여 관객들은 다양한 생각과 추측을 하게 된다. 본인도 자기를 지키기 위한 갑옷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서 나와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고 배제시키고 외(外)의 것으로 치부 한 적은 없는가? 외의 것으로 치부하고 멀어질 것인지, 다시 한 번 귀 기울일 것인지는 관객의 몫이다.

“당신은 어떻게 행동 할 것인가?” ■ 고우리

고주안 작가

작가노트 | 나에게 있어 오랜시간 변하지 않을 것처럼 존재하던 콤플렉스는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무뎌져간다. 하지만 사라지진 않는다. 그런 어두운 내면과 겉으로 보여 지는 나의 유쾌함을 결합하여, 철저한 자위 과정을 낙서작업으로서 풀어낸다. ‘세상에 옳은 것도 없고, 틀린 것도 없다’라고 생각하는 본인에게 항상 질문을 한다. ‘작가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 내지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일까라고.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내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라는, 수 많은 젊은이들이 유명인이 되고 싶어 하는 꿈을 대변하는 작은 아우성이며, 이것은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 고주안

권빛샘 작가

작가노트 |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공사 현장들을 목격하면서, 작가는 무분별한 개발 과정에서 오는 불안감과 동시에 과거의 기억과 의미를 간직한 터전과 사물들이 순식간에 철거되고 버려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꼈다. 작가는 하나의 의미를 채 다하기도 전에 버려지는 것들을 수집하거나 기록하고, 이를 재조합하여 새로운 형태와 기능을 갖는 오브제를 만들어 내는 행위를 시도했다.
■ 권빛샘

박민준 작가

작가노트 | 내적 감성의 표출 / 강남스타일 미생 / 폭발적인 파급 / 문화 역전 / 그 문화의 대중화 / 필연적 결과 // 난 꽃등심 보단 삼겹살이 좋더라. ■ 박민준

임상선 작가

작가노트 | 나는 사회와 분리된 또 다른 자아를 표현하기 위해 캔버스 위에 오직 나만의 가상공간을 만든다. 현대사회에는 답답하고 잔인한 현실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나는 사회라는 집단 속에서 분리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결코 사회와 분리 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바깥세상으로부터 유일하게 나를 보호해주는 집을 주요소재로 나무라는 오브제를 사용해 사회와는 분리된 나만의 독립적인 가상공간을 만들어나간다. ■ 임상선

정윤영 작가

작가노트 | 아직도 꽃을 그리고 있는 나는 어쩌면 촌스러운 탐미주의자일지도 모른다. 평소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개인적 경험은 우리와 많이 닮아있는 식물들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했다. 얼마간 삶과 죽음의 경계 선상에서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 일련의 경험을 하면서, 그 당시 신체가 식물 같다는 느낌이나 비정상적인 의식의 흐름이 꽤나 비현실적이라 느꼈었다. 트라우마에 섣불리 직면하는 것은 자기모순에 빠질 위험한 요소를 내재하고 있지만 ‘정윤영의 꽃’과 함께 ‘꽃 할머니’ 작업을 병치한 것은 연결의 여지가 있다. 개인적 고통은 곧 사회적 고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도덕적 책무감 때문에 책임지지 못할 보편적 비극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이 고통은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동병상련의 감정이며 전쟁과 성범죄로부터 발생한 트라우마의 비극적 지도(地圖)이다. ■ 정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