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안은 예술이 고급의 문화 또는 순수함, 창조적・혁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대중문화 안에서의 표준적이고 심지어 저급해 보이기도 하는 측면에 흥미를 갖는다. 또한 최근 동시대 예술의 작업 양상들에 있어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가 설명하였던 고급예술과 대중문화예술의 대립적인 관계와 같이 미술영역에서의 분할론은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고주안 '25.88'
고주안展 / KOHJUAHN / 高主安 / painting
‘25.88’
2015_0304 ▶ 2017_0311 / 주말,공휴일 휴관
관람시간 / 10:00am~05:30pm /
입장마감_05:30pm / 주말,공휴일 휴관
국민대학교 국민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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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안 '25.88'
이번 전시는 작가 가족의 해체 직전 살았던 공간의 평수와 남성이 군대에서 제대 후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평균나이 ‘25’, 그리고 고주안의 출생년도 ‘88’을 조합한 “25.88”이라는 제목을 갖는다. 본인으로부터 시작하는 작업의 방향을 풀고자 하는 작가는 숫자들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원초적인 부분을 접근해보고자 하며, 스스로 탐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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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안 '25.88'
"고통이란, 파토스(pathos)상태에서 탈출하여 그 밖에 나와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파토스적인 상태를 의식적으로 피하여 나오는 뜻이 아니고 그 아픔을 딛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라는 뜻이다." 독일의 현대 철학자 마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말이다.
예술가를 포함하여 우리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불안함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지나치게 성공에 집착하고 자신의 콤플렉스를 감추고자 한다. 자신들의 이야기에 냉소적인 접근을 하며, 과정이 아닌 결과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고주안은 이러한 보편적 다수의 욕망을 작가 내면적 심리로부터 접근을 하며 자신의 강박을 해소시키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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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안 '25.88'
고주안의 작업은 스스로부터의 콤플렉스(Complex), 즉 자신의 전체적인 불안정한 배경과 상황의 ‘결핍’과 ‘열등감’을 통하여 작업을 시작한다. 작가는 모순적이게도 내면적 심리상태-불안정한 배경과 상황, 성공에 대한 욕망-를 표현하는 데 있어 기하학적 형태의 다소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통해 접근한다. 이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정의를 하고자함에 있어서 ‘정신적인 호소력’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다. 즉흥적인 ‘낙서’형태의-마치 거리예술(Street Art)와 같은-표현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그라피티(graffiti)적인 이미지로 상징화 시키고, 더불어 ‘자음’을 활용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텍스트(text)로서 풀어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업을 하는 동안 본인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즉흥적인 페인팅을 시작으로 차츰 작업을 완성하는 단계까지 수없는 정리와 수정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작품을 진행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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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안 '25.88'
고주안은 예술이 고급의 문화 또는 순수함, 창조적・혁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대중문화 안에서의 표준적이고 심지어 저급해 보이기도 하는 측면에 흥미를 갖는다. 또한 최근 동시대 예술의 작업 양상들에 있어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가 설명하였던 고급예술과 대중문화예술의 대립적인 관계와 같이 미술영역에서의 분할론은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동시대 예술은 다양한 학재간의 새로운 연구 방법에 기초한 논의들로 해석이 될 수 있으며 미적 통일성과 같은 전통적인 어느 한 범주에 정의할 수 없음을 작가는 피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충족적인 기법적요구들 이외의 그 어떠한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는 전면적인 거부는 하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인 자신의 위치, 즉 학생으로서 현대 미술 안에서 자신의 유용한 부분을 찾고자하고 자신의 내적 논리를 펼치고자 함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춘 작가로서의 성공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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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안 '25.88'
“사고의 운동, 주체성의 기본적인 상호 의존성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 채로는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언급한 프랑스의 큐레이터이자 비평가인 니꼴라 부리요(Nicolas Bourriaud)는 가타리의‘미학적 패러다임’을 인용하며 설명한다. 고주안은 이러한 부분을 동의하면서도 작가는 사회적 구조 안에서 내면의 정신 구조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지양해야함을 동시에 주장한다.
고주안의 작품과 작업의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관객은 과거 회화적인 숭고미를 찾아보는 것이 아닌 각각의 개인적인 불안정한 배경과 상황, 콤플렉스 등을 비춰볼 수 있는 심리적 장치를 제공함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이에 공감형성을 하고 관객 스스로 표출하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제시한다. 작가는 취향의 대상이 다양함을 꼬집으며 인간 혹은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단계의 방식과 분출을 유도한다.
■ 이승경 (미술이론)